염력
영화 염력은2018년1월에개봉한연상호 감독의 두 번째 실사 영화로서 초능력을 소재로 하여 인간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낸 한국SF드라마이며주인공석헌은 평범한 경비원으로 살던중우연한계기로 염력을 얻게 되고그무렵오랫동안연락이 끊겼던 딸 루미가 재개발 철거 현장에서 강제 집행과 싸우며어려움에처한사실을 알게 되면서 딸을 돕기 위해 본격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기시작한다영화는 초능력을 중심에 두고있지만그이면에는 도시 재개발로 인한약자들의고통부패한 권력과자본의유착구조그리고가족간단절과회복이라는현실적인주제들을고있으며연상호감독특유의사회비판적시선이 영화 전반에 깔려 있어 단순한 오락 영화 이상의 무게감을선사한다류승룡이 연기한주인공은염력을얻게되기전까지는딸과도소원한관계였고삶에대한특별한의지도없던인물이었지만자신이사랑하는 이가 위기에처했을때비로소자신의 존재 이유를 깨닫고변화하는과정을통해 인간의본성과가족애에대한감동을이낸다 심은경이 연기한 루미는 젊지만 강단 있는 여성으로 약자들의편에서서싸우는 인물로 그려지며 부당한 현실에 맞서는 이 시대 청춘의 얼굴을 대변한다 영화의 전개는 때로 머를섞으며가볍게흐르기도 하지만 철거민과 용역사이의충돌경찰의 무관심 권력자들의 이기심 같은 묵직한 현실문제들을정면으로다루면서관객게 사회적질문을던진다또한시각효과와음악을통해염력이라는소재가극적이고도 설득력있게표현되어장르적재미를더하고 있으며 인물들의 내면 변화와 갈등도 세심하게 묘사되어 단순한 선악 구도가 아닌 현실적인 인간군상을보여준다결국 염력은초능력이라는비현실적설정속에서 우리가 외면하고있던현실을직시하게 만들고 개인이 사회적 문제 속에서 어떤 역할을할수있는지를돌아보게하며동시에 아버지와 딸이라는 보편적인 관계를 통해따뜻한감정의울림을남기는작품으로 자리 잡는다
희망은 남는다
염력의본격적인전개는주인공석헌이초자연적인 능력을 얻으면서시작되지만이 작품은단순한히어로물이나판타지영화와는 차별화된 방향으로이야기를이끈다 석헌이 능력을 얻는 계기는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고 오히려신비롭게처리되며 이는 영화가 초능력의논리성보다는그로 인해변화되는인간관계와사회적메시지에 더 큰비중을두고있다는점을암시한다 실제로 영화는 석헌이 능력을 시험하는 장면을 통해 유머를 섞기도 하지만 이후 딸이 처한 상황을 알게 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무거운현실로진입한다루미가위치한재개발지역은불법철거와무리한 보상 협상, 용역의 폭력공권력의외면 등한국사회에서반복되어온도시재개발의 어두운 이면을 고스란히 담고 있으며 이는영화가현실의구체적인문제를장르의 틀 속에서정면으로다루고있다는점을 보여준다루미를비롯한철거민들은단순한 피해자 군상이아니라각기다른배경과 사연을 가진 인물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들은 자기 삶의터전을지키기위해직접 싸우고연대한다이과정에서영화는이이 단순히불쌍한약자가아니라자신의권리를 주장하는 주체적 존재로 그려지도록 연출함으로써 관객의 공감을 유도한다 반면 재개발을 추진하는 기업과 그 뒤를 봐주는정치권력의모습은냉정하고비인간적으로 묘사되어 자본과권력의유착이 어떻게한개인의삶을짓밟는지를극명하게 드러낸다 이러한 구조 안에서 석헌은 염력이라는 힘을 통해 점차 철거민들과 함께 연대하게 되며 처음에는 딸을 위해 싸우는것이었지만이후에는이들의공동체적문제를인식하고적극적으로개입는 인물로변화한다그의초능력은단순한도구가아니라사회정의를실현하려는의지의 상징으로 기능하며 이는 영화의 핵심 메시지와도맞닿는다특히영화의중후반부에 펼쳐지는 철거 현장의 대규모 충돌 장면은시각적으로도긴장감넘치며감정적으로도깊은몰입을유도한다이장면에서는 염력을 활용한장르적재미와동시에 현실적 고통이 충돌하며 영화가 단순히 초능력의통쾌함만을노리지않는다는사실을 드러낸다 석헌이건물위에서수많은 경찰과용역을상대로염력을펼치는장면은마치초능력자가악당을제압하는전형적인 히어로물의 전개 같지만 그 속에서 그는누구도죽이지않으며폭력을최소고상황을막으려는쪽으로움직이는모습이 강조된다 이는 이영화가추구하는정의가 단순한 물리적 승리가아니라도덕적이고 공동체적인 회복이라는 점을상징적으로 보여주는장면이다또한부녀관계의회는서브플롯역시영화전개의핵심축을이룬다석헌과루미는오랜시간단절된관계였지만 함께 위기를겪으며서로를이해하고 신뢰를회복해나간다이과정은단지개인적감정의회복을넘어서가족이라는공동체의 가치를 다시 돌아보게 만들며 사회 전체가점점개인주의로흐르는현실속에서인간관계의본질적인의미를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이러한점에서염력은사회 구조의문제와개인의내면변화인간관계의 회복을 유기적으로 엮어내며 단순한 이야기구조를넘어서는깊이를획득한다결과적으로영화염력의본론은초능력이라는 비현실적 장치를이용해한국사회의 현실 문제를 효과적으로조명하고있으며 그중심에한개인의성장과공동체적책임이라는주제를배치함으로써오락성과메시지를 동시에 추구하는균형잡힌영화로 완성된다이러한접근은연상호감독특유의연출력과더불어사회를바라보는시선이 결합되어한국형SF의새로운가능성을 제시한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된다
작은 영웅의 선택
영화염력의결론은외면하고싶었던가족의 상처와 무력감에갇혀살아가던주인공 신석헌이갑작스럽게얻은초능력즉염력을 통해 자신이 과거에 책임지지 못했던 딸루미와다시마주하고그녀가처한절박한현실과고통을함께짊어지기로결심하면서시작되는변화의끝에서인간으로서의양심과아버지로서의책임그리고사회적 약자를 위한정의라는복잡한가치들이 하나의방향으로수렴되는모습을보여주며 석헌은 처음에는 능력을 어디에 써야 할지 혼란스러워하고 도망치려 하지만 점차 루미와 철거민들의 처절한 현실과 눈물을 목격하고는 결심을 다지게 되고 결국 루미를 포함한철거민들을대기업과 권력기관의 폭력에서 지키기위해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싸우며법과질서가더이상 사람을지켜주지못하는사회에서초능력이라는 비현실적인 요소가오히려사람의 마음과 의지를 전달하는 유일한 수단이 되어버린아이러니한상황을드러냄으로써 현실의 부조리함을날카롭게풍자하고 있다 영화는 석헌이마지막까지도루미를 구하기위해목숨을걸고싸우며비록초인적인능력을가지고있지만그능력을사용하는이유가개인의영광이나이익이아니라사랑과연민에서비롯된것임을강조하고 있으며 결국 그는 루미와 철거민들을 구하지만 자신은 중상을 입고 사라지며 그가 진정으로 남긴 것은 초능력이 아닌 사람을 향한 희망과연대의가능성이라는 점을 통해 영화는 겉으로는 SF와초능력 장르의 외피를 쓰고있지만본질적으로는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이들의고통과그에 대한 공감이 어떻게한사람을변화시키고 또그변화가또다른생명을살릴수있는지를보여주는휴머니즘의이야기로마무리되며 루미가 아버지의 희생을 통해 다시 삶의의지를다지고철거민들과함께자립적인삶을향해나아가는모습은비록현실이 불공정하고 고통스럽더라도누군가의 진심 어린 행동 하나가 변화를 시작할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이영화가단순히 초능력자가악당을물리치는영웅담이니라상처받은개인들이서로를통해치유되고 사회의 가장약한곳에서도희망이싹틀 수있다는깊은울림을주는결말로이어진다